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변의 아름다운 참나무숲이 중병에 걸려 신음하고 있다. ‘참나무시들음병’이라는 치료하기 어려운 고약한 병이다. 참나무시들음병의 원인은 라펠리아 속의 곰팡이인데, 이것을 옮기는 매개충은 4㎜정도의 아주 작은 광릉긴나무좀이다. 병원균인 곰팡이는 광릉긴나무좀의 몸에 붙어 있다가 광릉긴나무좀이 나무속에 침입할 때 함께 나무속으로 들어가며, 곰팡이가 나무속에서 퍼져 도관을 막으면 수분과 양분의 이동을 차단함으로써 참나무에 피해를 주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 생육환경이 열악하거나 노령으로 쇠약한 참나무에 침입하고, 자연 치유되는 경우도 있지만 피해가 심할 경우 나무가 고사하게 된다. 이러한 참나무시들음병은 2004년 경기도 성남에서 최초 발생되어 2008년을 정점으로 감소하였으나, 지난해 다시 수도권과 충북을 중심으로 피해가 급속히 증가하였으며, 2011년 산림청 통계에 의하면 전국 3,307ha(331천본)의 참나무가 피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경우 2007년 수락산에 처음 발생한 이래 북한산·도봉산·남산·청계산 등 주요 산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현재 피해가 가장 심한 지역은 북한산 도선사·화계사·우이령 주변과 도봉산 동쪽 사면 하단부 지역이다.
산림청은 수도권의 허파인 북한산과 도봉산 참나무숲의 건강을 되찾기 위해 국립공원관리공단과 MOU를 체결하고, 참나무시들음병 피해가 심한 지역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이 지역을 중심으로 고사목은 벌채·훈증하고 피해가 심한 감염목은 끈끈이롤트랩 방제를 실시함으로써 매개충인 광릉긴나무좀의 개체수를 줄이는 한편, 추가 확산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서울시 등 해당 지방자치단체 및 국립공원관리사무소 등 관계기관이 지속적인 협의회를 통하여 효율적인 방제를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있다.
9월은 참나무시들음병 피해를 확인하기 좋은 시기로 지난 9월 헬기를 이용한 항공예찰 결과, 다행히 그 동안 관계기관의 방제노력과 산림을 지키고자 하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수도권의 참나무시들음병은 작년에 비해 다소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생태계를 사람의 힘으로 완전하게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어느 정도는 우리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제어(콘트롤)는 가능하다. 따라서 금년 하반기에도 수도권의 참나무시들음병 발생조사를 철저히 하여 적기방제를 통한 방제성과 제고와 피해확산 저지에 주력하여 수도권에서 신음하고 있는 참나무 숲을 치료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는 참나무시들음병 방제인력과 비용을 최소화 하면서 방제성과를 높일 수 있는 보다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생물적·화학적 다양한 방제방법들이 개발·보급되어 참나무시들음병을 근원적으로 방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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