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4급 서기관 이상 고위공무원들의 퇴직인사가 수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인사적체 원인으로 하위직 공무원의 불만을 사고 있다.
심지어 의정부시보다 인구도 절반가량 적고 직원도 200명가량 적은 양주시와 비교되고 있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2일 의정부와 양주 일부 직원에 따르면 "의정부시청 7명 국장들은 승진한지 7~5년이나 지났지만 아직 정년이 1~7년이나 남은 반면 양주는 보건소장을 제외하고 모두 2009년 이후에 국장으로 승진해 정년을 3~5년 앞두고 있어 승진인사가 비교적 빠르게 순환 되고 있다"고 밝혔다.
본지가 자체 조사한 의정부시청 4급서기관 이상 국장급 공무원의 현황을 보면 맑은물사업소 신모(59)소장은 2004년 승진해 햇수로 7년째 국장에 재직하고 있으며 법적 정년은 오는 2012년 하반기로 퇴직을 1년6개월이나 앞두고 있다.
또 본청의 자치행정국 한모(56)국장은 지난 2004년 서기관으로 승진해 7년째 국장으로 근무중이며 2015년이 정년퇴직 시한이다. 한 국장이 정년을 다 채우고 나갈 경우 무려 11년이나 국장으로 재직 가능하다.
비교적 일찍 서기관으로 승진한 재정환경국 김모(53)국장도 2004년 서기관으로 승진해 오는 2018년 정년을 모두 채울 경우 무려 14년을 국장으로 재직 할 수 있다.
김 국장은 현재 7년째 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민생활지원국 최모(56)국장과 건설교통국 권모(57)국장은 각각 지난 2006년 서기관으로 승진했으며 최 국장이 3년, 권 국장이 4년의 정년을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기술직인 최규인(59) 전 도시관리국장은 2006년 서기관으로 승진해 정년까지 1년 이상 남았지만 지난 7월 30일 승진한지 4년 6개월 만에 명예퇴직, 기술직렬 후배의 인사 숨통을 틔워줬다는 갈채를 받았다.
최 국장의 빈자리는 맑은물사업소 김기성 수도과장이 승진했으며 신임 김 국장은 54년 생으로 퇴직을 3년여 남겨두고 있다.
반면, 양주시청의 경우 지난 2008년 12월 서기관으로 승진한 이진규(59) 총무국장이 지난 6월 30일 승진한지 2년 6개월 만에 정년을 1년 이상 앞두고 명예퇴직 했다.
또 지난 2006년 7월 승진한 이봉준(60) 양주시설관리공단사장도 정년을 2년 앞두고 2009년 9월 총무국장직에서 3년만에 물러나 시설관리공단으로 자리를 옮겨 후배들의 인사적체를 풀어줬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현재 정모(57) 총무국장이 의정부시 국장승진자들과 비교해 비교적 늦은 지난 2009년 5월 서기관으로 승진해 2년째 서기관으로 재직 중이며 백모(55) 산업복지국장도 지난 2009년 10월, 이모(54) 도시건설국장도 지난 2009년 7월, 도시개발사업단 남모(55) 단장은 지난 7월 1일, 김모 농촌지도관도 지난 7월 1일 농촌지도소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양주시는 지난 2006년 승진한 이모(56) 보건소장을 제외한 5명의 국장급 공무원이 인구 50만명 이하 일선 지자체에서 최고 높이 승진할 수 있는 서기관에 모두 2년 이하로 재직 중이다.
양주와 의정부 4급 서기관의 근무연수와 퇴직인원 차이에 대해 일부에선 양 시청의 조직문화를 꼽고 있다.
의정부시의 경우 전임 김문원 시장 시절 비교적 젊은 과장들이 국장으로 다수가 승진하면서 정년을 많이 남겨두게 돼 조기 퇴직이 어려운데다가 그만큼 승진 수요가 발생하지 않아 수년간 인사적체 악순환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인사적체로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국장을 정점으로 개인·조직간 경쟁 분위기가 과열돼 후배의 승진과 조직전체의 발전을 위해 명예롭게 퇴직하는 문화 정착이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양주시의 인사순환이 순조로운 것은 정년이 4~5년 남았을 때 국장으로 승진해 1년 먼저 조기 퇴직하면서 후배의 승진 물꼬를 틔워주는 전통이 정착됐고 조직과 개인 간 경쟁이 의정부에 비해 비교적 적은데다가 최근엔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인사수요도 함께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의정부시 한 공무원은 “국장과 동창이면서 입사동기인 사람이 아직 계장으로 있고, 과장 중에는 현 국장보다 정년이 빨리 오는 사람도 있다”며 “능력이나 실적으로 인사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기회조차 오지 않는 인사적체 상황에서 계장이나 과장들에게 열심히 일하라는 말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타 시군처럼 국장으로 승진하면 나이에 관계없이 4~5년이면 퇴직하는 조직문화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개로 경기도의 인사시스템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의정부와 양주의 일부 공무원은 “일선 시군에서는 국장으로 승진하면 더 이상 승진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승진하고 나면 업무효율이나 열정이 떨어지고 자리 보존을 위해 정치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며 “일선 시군의 부단체장 자리를 도가 가져 갈 것이 아니라 해당 시군에 배정해 국장 간에도 승진 경쟁을 부추기고 도태되는 사람은 과감히 퇴직 시키는 고위직 경쟁시스템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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