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최하위 양주시 기금 보유액 "일 안 하는 시의회+무능·무책임한 시장 합작품"

<회의에 참석 중인 강수현 양주시장, 강 시장은 최근 시의원과 일부 공무원에게 돈 봉투를 돌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양주시가 심각한 재정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보유 기금마저 경기도 31개 시·군중 최하위인 것이 드러나면서 방만·무능한 행정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6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2023년 양주시는 91억 7천1,042천 원의 기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경기도 31개 시·군 중 최하위 수준으로 1위인 성남시 1조 3천6백52억 원 보다 무려 130배 이상 적은 금액이다.

경기도 꼴찌 양주시 기금의 경우 한 단계 높은 30번째 안산시 316억 원보다도 3배 이상 적다.

양주시보다 인구수가 적은 인근 동두천시의 경우 2천143억 원의 기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천군은 996억 원, 가평군은 1천185억 원의 기금을 운영, 양주시보다 월등한 보유액을 기록했다.

이어 의정부는 1천319억 원, 고양시 6천758억 원, 구리시 2천167억 원, 남양주 2천억 원의 기금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심지어 양주시와 연접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시로 승격한 포천시의 경우 14개 항목에 5천625억 원의 기금을 운영, 경기도 전체에서 5위의 보유금액을 가지고 있다.

양주시 기금 2022년 6년 내 최저 기록, 일 하지 않는 의회와 무책임 · 무능한 집행부 합작품

양주시의 경우 지난 2013년 3,086,127천 원, 2014년 4,035,335천 원에서 2015년 16,147,299천 원으로 기금액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후 이성호 전 시장이 취임한 2016년 10,667,589천 원, 2017년 15,786,116천 원으로 유지되다가 이 전 시장이 재선 한 2018년 13,181,088천 원, 2019년 11,597,542천 원, 2020년 10,468,786천 원, 2021년 9,930,781천 원으로 차츰 줄어든다.

이어 임기를 불과 3개월여 남겨놓고 중병으로 사임한 2022년에는 6,691,669천 원으로 이 전 시장 임기중 가장 낮은 기금액을 기록한다.

이후 강수현 양주시장이 취임해 첫 본예산을 수립한 2023년에는 9,171,042천 원까지 조성액이 약간 늘어났다.

양주시가 타 지자체보다 기금액이 적은 이유에는 기금 조성 조례를 만들고 예산 사용을 감독해야 할 의회의 방관과 함께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짜임새 있게 편성할 의무가 있는 시장과 집행부의 무능과 무책임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기금의 경우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법'에 따라 운영되며 기금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이 법과 지방자치법 159조에 따라 의회가 만든 조례에 근거해야 한다.

현재 양주시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통합계정), 식품진흥기금, 재난관리기금, 주민지원기금, 옥외광고발전기금 등 총 5개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양주시와 인접한 동두천시는 총 10개, 연천군은 15개, 의정부는 13개, 고양시는 16개, 파주시는 13개, 구리시 10개, 남양주시 18개의 기금을 관련 조례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

양주시의회는 타 지자체 의회와 비교해 기금조성 조례를 만들지 않은 것.

그만큼 기금을 조성할 여유 재정이 없다는 반증.

심지어 통합재정안정화기금(통합계정, 재정안정화계정)의 경우 2020년 설치됐으며 옥외광고발전기금은 2009년, 식품진흥기금 2003년, 재난관리기금은 1996년, 주민지원기금 2011년에 각각 설치됐다.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구성한 의회에서 조성한 기금은 단 한 건도 없는 상태다.

여기에 지방채 상환이나 지방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모아놓게 되는 통합관리기금의 경우 전입금이나 보조금, 차입금이 수년째 0원으로 나타나면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의회와 집행부 모두 돈을 쓰는데만 몰두, 여유자금을 조성하거나 재정을 확충하는데 소홀했다는 질책이 나오는 대목.

한편, 기금이란 특정한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나 공익상 필요한 경우 법률에 따라 설치 운영한다.

개인으로 따지자면 계획한 일을 대비하기 위해 적금이나 예금을 드는 것과 비슷한 형태라고 이해하면 된다.

양주시의 경우 지방채를 1천 억 가까이 빌렸으며 복지와 교통예산이 과도하게 늘면서 1조 규모의 예산에도 불구하고, 매년 가용 예산은 300~400억에 그친다.

이 가용 예산마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되는 버스 준공영제와 7호선, 경원선, 교외선 역사 손실보전금으로 소진될 예정이어서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고는 신규 재정투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시는 건전성을 위한 긴축재정은 편성하지 않고, 2024년을 확장 예산안으로 편성해 의회에 제출하면서 위기에 무감각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특수목적 행정에 사용할 기금까지 경기도 최하위권으로 나타나면서 획기적인 재정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민호(양주 2)·이영주(양주 1) 도의원은 "기금이 경기도 최하위 수준이라는 것을 가볍게 넘어가면 안 된다"라며 "지금이라도 시장과 공무원들은 불필요한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획기적이고 효율적인 재정 건전성 확보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